“사실 여러분의 보물이 있는 곳, 거기에 여러분의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루카복음 12장 34절”)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오늘의 강론
아우구스티누스 전하고
"당신에게 이 세상의 재물이 사라지더라 해도 악한 행동으로 다시 그것을 얻으려 하지 마세요. 다시 그것이 당신의 것이 되어도 선한 행실로 그것을 이 땅이 아닌 하늘에 쌓으세요. 장부다운 그리스도인은 재물을 소유하게 되었다 해서 좋아하지도 잃었다 하여 슬퍼하지도 않습니다. 이 말씀을 가슴에 담아 두세요. ‘여러분의 보물이 있는 곳, 거기에 여러분의 마음도 잇을 것입니다.’ 분명히 우리 마음을 들어 올려야 한다는 바로 그 말을 들을 때,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이 거짓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서간집 189)
나는 이리 들었다.
이 땅의 재물들은 참으로 힘든 여정을 통하여 얻어진다. 개인의 힘겨움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이 누군가의 소유가 되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상실의 아픔을 당해야 한다. 그 당함이 깊어 때론 죽기도 한다. 그렇게 누군가의 아픔에 대한 대가가 누군가의 기쁨이 되는 것이 이 세상의 기쁨이다. 특히 소유를 통한 기쁨이다. 어쩔 수 없이 많은 아픔의 강요, 즉 악행을 하게 된다. 커피 한 잔을 아무 생각 없이 팔아도 그 커피 한 잔이 그 자리에 오기 까지 때론 잔인한 자본주의의 과정에서 누군가는 힘겨운 노동을 착취당해야 했다. 그 대가로 누군가는 싸게 사서 또 비싸게 판다. 그렇게 이익을 만들고 그 이익으로 당당히 삶을 즐긴다. 그리고 누군가의 삶은 한 없이 힘들어진다. 너는 공부를 잘했으니 당연히 누리라는 이상한 논리는 공부 잘해서 권력자가 된 이들의 이상한 폭력의 기괴한 논리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돈이든 힘이든 가진 이는 누리고자 한다. 그리고 그 누림 속에서 많은 이들이 아파하는 것이 현실 공간이다. 굳이 재물이나 힘만 그럴까? 선한 일을 하는 이를 향한 이런 저런 악한 말과 태도를 바라보면서 혹시나 그와 친한 나에게도 그 악한 말과 태도가 전해질까 거리를 두는 사람들도 있다. 조금 더 편하기 위해 자신의 자리, 그 이 땅에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거리를 두는 것, 그로 인하여 아파하는 이를 그냥 두는 것, 자기 한 사람의 편의를 위하여 선함과 거리를 두는 것, 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돈과 힘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하기를 즐기고 그 아픔과 거리를 두는 것, 많은 이들의 악한 미움 가운데 힘들게 선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의 그 애씀과 거리를 두는 것, 이 모든 것이 결국 이 세상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천국에 자기 가진 것을 쌓는 이는 다르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것을 기꺼이 내어 놓는다. 아파하는 이들, 가진 것 없이 힘겨운 이들의 그 아픔을 그냥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그들의 아픔을 위하여 내어 놓은 그 내어 놓음이 곧 천국에 가까워짐이며, 이 땅이 아닌 천국에 쌓아 올림이다. 악한 이의 미움 속에 힘겨워하는 이의 그 애씀의 옆에서 그에게 든든한 벗이 되어 함께 싸우는 것도 이 땅이 아닌 천국에 쌓아 올림이다. 그렇게 타자를 향한 애씀이 천국에 그의 행복을 쌓아 올리는 일이다.
이 세상에선 쉼 없이 괴롭고 힘든 것이 천상에 행복을 쌓아 올리는 일이다. 돈도 힘도 나누고, 가난하고 힘든 이들의 편으로 다가가는 것이 행복을 쌓아 올리는 일이다. 오랜 시간 익숙한 삶이라도 그 삶의 부조리에 분노하며, 그 분노에 힘쓰는 이의 벗이 되어 함께 부당함과 다투며 그 힘씀을 외롭게 두지 않는 것도 행복을 천국에 쌓아 올리는 일이다.
이렇게 비우고 비우는 삶, 그 삶이 천상에 자신의 자리를 두는 일이라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이 세상인가? 천상인가? 거기 나 역시 있을 것이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씀
2019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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