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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재론

나도 모를 아픔 앞에서...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19. 12. 14.

요즘... 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서 죽음을 전해듣는다. 벗의 아버지... 아내의 고모... 또 벗의 아버지... 벗의 남편... 그 많은 이별의 아픔이 지나간다. 처음엔 그저 일상 속 작은 슬픔이었다. 그러나 이제보니 작은 슬픔이 아니라 참고 있던거다. 난 그 순간 아팠고 때론 깊이 깊이 아팠지만 그냥 넘기고 넘겼다. 글노동한다고 집안일한다고 이런저런 주변일들 해결한다고...
오늘
길거리 말라죽은 식물을 마주하는데... 이후 갑자기 너무 슬프다.
정말 한없이 슬프다.
그래도 나는 강의 준비를 해야하고 강의를 가야하고 또 강의를 한다. 준비한 10개 중 예상하지 못한 내용과 무관한 어느 질문에 조금 흩어지더니 5개는 풀지 못했다. 더 우울해졌다.
집에 돌아와 맥주 한 잔을 한다.
아내는 무슨 일인지 묻는다.
마땅히 이유는 없다.
고마운 분의 응원 커피와
축일를 챙겨주신 분의 케익를 더불어 마시고 먹는다. 내 일상 사소한 주님의 살과 피의 따스함은 이렇게 응원의 커피와 케익으로 다가온다. 따스하게. 따스하게.
작고 소소한 고마움에 다시 기운을 낸다.

이 작은 방에서 나는 다시 헬라어 사전과 독일어 사전을 들고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이 고민은 누군가의 조롱처럼 나는 고전어 잘하는 잘난 놈이란 것을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란 놈의 실천이다. 치열한 이 독한 현실과의 싸움이다. 아주 독하게 그리고 외롭게... 근데 요즘 그 외로움은 좀 덜어진듯하다.
이 작디 작은 놈도 그저 홀로 있기만 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유대칠...씀
201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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