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픔과 더불어 나아가는 신앙...

“어느 누구도 종교를 개인의 내밀한 영역으로 가두어야 한다고 우리에게 요구할 수 없습니다. 종교는 국가 사회생활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말라고, 국가 사회 제도의 안녕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지 말라고, 그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요구할 수 없습니다. … 참다운 신앙은 결코 안락하거나 완전히 개인적일 수 없는 것으로서, 언제나 세상을 바꾸고 가치를 전달하며 이 지구를 이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물려주려는 간절한 열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 모든 그리스도인은, 또 사목자들은 더 나은 세계의 건설에 진력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복음의 기쁨, 183항)

나를 그저 홀로 있는 나로 마주하는 신앙은 우리 가운데 타자의 아픔에 무감각해지고 그 아픔마저도 자신의 고요한 신앙을 흔드는 제거의 대상으로 생각합니다. 어쩌면 무감각하게 살아온 우리 각자 삶의 잘못도 버리지 못하고 부여잡게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아픔 가득한 이 세상 밖에서 하느님을 만나려는 생각 그리고 그런 신앙이 흔들림없는 고요를 준다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신앙은 고요가 아닌 귀막음이고 하느님 물음에 침묵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안락하고 개인적인 신앙, 홀로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신앙이 정말 신앙일까요. 우리 가운데 누군가의 아픔에 나 역시 힘들어 다가가 더불어 아프고 울면 때론 혼돈 속에 어지럽고 때론 내것도 내어주며 받는 역동성 속에 나와 너가 손을 잡고 다가가는 그 우리의 신앙이 참된 신앙일지 모릅니다. 아니 그럴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 가운데 나 아닌 너의 아픔 달려가 안아주는 신앙, 교회를 넘어서는 신앙, 무엇인가 바라지않고 내어주는 신앙, 너에게 무엇도 바라지않고 하느님의 따스함으로 다가서는 신앙... 그렇게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도 더불어 하느님을 향하여 우리되어 다가가는 신앙, 바로 이런 신앙이 참된 신앙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저 홀로 있는 내가 아닌 우리 가운데 더불어 있는 나를 마주하고 반성하는 신앙... 참된 신앙의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