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병에서 회복되리라는 큰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의 처지에 절망하지 않습니다."(마케베오하 9,2)
준비한 일들이 모두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될 때가 있습니다. 큰 희망으로 준비한 일들이 시작과 동시에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절망을 위해 마련된 자리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당연히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병에서 회복되리라는 희망으로 지금 이 고난의 시간도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희망을 향한 더 큰 간절함을 담게 됩니다.
또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다르게 그러나 변하지 않은 마음으로 다시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야할지 모릅니다. 아니 그래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당연히 절망으로 보이는 이 시간을 희망을 향한 여정의 한 순간으로 만들 것입니다.
반대의 일치를 이루는 하느님이십니다. 밤에도 낮에도 하느님은 변함 없이 그 자리에서 있으십니다. 나의 눈에 밤이지만 낮일지 모르고, 나의 눈에 낮이지만 밤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순간 어디에나 하느님은 변함 없이 밤에도 낮에도 반대의 일치를 이루며 그렇게 있으십니다. 낮이라 안주하지 말고 밤이라 좌절하지 말고 그렇게 최선을 다해 내 안 하느님의 울림을 따라 살아갑니다. 드러나지 않은 삶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지 못할 삶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내 안 하느님의 울림에 부끄럽지 않은 삶으로 지금 이 작은 아집에서 벗어나 조금씩 하느님에게 다가가면 그만입니다. 밤이 왔다 좌절하지 않고 낮이라 안주하지 않으며 밤엔 더욱 더 눈으로 뜨고 빛이 되기 위해 애쓰면서 낮은 더욱더 선명히 보이는 하느님의 길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렇게 주어진 순간을 살아갑니다.
좌절이 당연한 듯이 보이는 시간, 어둠이 당연한 시간, 밤인 듯 다가오는 시간, 그 좌절과 어둠의 밤 속에 새로운 미래를 향한 또 다른 무엇이 준비되고 있을지 모릅니다. 항상 우리의 역사와 나의 삶 속에서 하느님은 다가오신 듯 여겨집니다.
희복되리라는 믿음으로 지금 이 순간, 절망하지 않고 희망에 대하여 더 큰 간절함을 가져봅니다. 그렇게 살아봅니다. 내가 선 곳이 다른 공간이 될지라도, 내가 선 곳이 또 다른 모습이 될지라도, 그렇게 변해도 변하지 않은 마음으로 살아봅니다. 희망에 대한 간절함을 가지고 말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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