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캄연구소394 더불어 있는 우리는 하느님의 자리다. "자네는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지 않았고,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거절하였네."(욥기 22,7) "배부른 자는 꿀도 짓밟아 버리지만 배고픈 자에게는 쓴 것도 모두 달다."(잠언 27,7)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고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신앙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주지 않을 핑개를 찾지 않는 것, 이런 저런 조건 속에서 주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신앙이다. 가난한 이의 아픔 앞에서 사치를 부리며, 기본적인 생활도 힘든 이들 앞에서 자기 과시를 하는 것이 자랑이 아님을 아는 것이 신앙이다. 신앙의 기본은 부끄러움이다. 목마른 이와 배고픈 이의 그 아픔 가운데 목마르지 않고 배고프지 않은 나의 소유가 부끄러운 것이 신앙이다. 소유가 아닌 공유를 위하여 있을 곳으로 자기 자신 것을 돌리는 것이.. 2020. 1. 2. 따스해지려한다. 나는 무시와 조롱이 일상인 곳에서 일했었다. 지금은 기억하고 싶지않은 조롱의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고갔다. 그 가운데 아픈 나는 그저 무력하게 아프기만 했다. 어디가서 말할 곳도 없이 그저 나는 무력한 슬픔이었다. 나의 이 아픔이 아픔이 아닌 조롱으로 이어질까 친한 벗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책망함으로 이어질까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렇게 홀로 있는 나는 별 수 없이 홀로 있었다. 무력한 슬픔으로 말이다. 조롱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들 사이, 나의 귀는 닫혀지고 나의 말은 매서워졌다. 귀로 들리는 말은 아프게 하고 나를 지키기 위해 독한 날카로움을 토해냈다. 삶이 그랬다. 혼자 있는 것이 덜 아프다 생각했지만 아프게 외로웠다. 나와 같은 생각만이 나의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와 .. 2019. 12. 28. 그는 지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첫째 이웃입니다. "함께 걸어가는 것과 관련하여 제가 여러분에게 상기시키고 싶은 것은 교부 사제들을 향한 사랑입니다. 교구 사제는 여러분의 첫째 이웃입니다. 사제는 주교의 첫째 이웃입니다. 여러분은 이웃을 사랑해야 하고, 그 첫째 이웃은 사제입니다. 사제는 주교에게 반드시 필요한 협력자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사제에게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하고 아버지, 형제, 그리고 친구처럼 돌봐야합니다." (2013년 9월 19일 새주교 선임을 위한 회의에서 하신 말씀) 오랜 시간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랜 과거부터 권력을 가진 종교인은 항상 자신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런 모습은 여러 종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오랜 시간 그리스도교가 이어온 것은 .. 2019. 12. 27. 희망에 대한 간절함을 가지고 "나는 이 병에서 회복되리라는 큰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의 처지에 절망하지 않습니다."(마케베오하 9,2) 준비한 일들이 모두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될 때가 있습니다. 큰 희망으로 준비한 일들이 시작과 동시에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절망을 위해 마련된 자리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당연히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병에서 회복되리라는 희망으로 지금 이 고난의 시간도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희망을 향한 더 큰 간절함을 담게 됩니다. 또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다르게 그러나 변하지 않은 마음으로 다시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야할지 모릅니다. 아니 그래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당연히 절망으로 보이는 이 시간을 희망을 향한 여정의 한 순간으로 만들 것입니다. 반대의.. 2019. 12. 21. 이전 1 ··· 77 78 79 80 81 82 83 ··· 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