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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463

서재 이야기 1- 나로 가득찬 공간 (일간유대칠 2021 03 20) 내가 사는 마을의 이름은 서재다. 서재는 조선 시대 도여유 선생의 호에서 나온 이름이다. 서재 도여유 선생의 호인 서재가 마을의 이름이 된 것이다. 서재라는 마을은 금호강이 흐른다. 그리고 와룡산이란 작은 산이 올라와 있다. 금호강과 와룡산 사이, 금호강과 누운 용 사이 서재라는 마을이 있다. 마을은 아주 작다. 크지 않다. 그 서재에 나의 공간이 두 곳 있다. 하나는 서재 거의 중앙에 있는 작은 공간인 오캄연구소다. 작은 상점들 사이로 간판도 팔려 있는 곳이다. 이웃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그런 작은 중세 철학과 한국철학 연구의 공간이 바로 오캄연구소다. 이곳에서 쓰인 칼럼들은 앞으로 에 연재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매일 적은 묵상들은 새벽 막상을 메모한 것을 이곳에서 글로 적은 것이 많다. 그렇게 이곳은.. 2021. 3. 20.
하느님의 뜻을 다시 생각해봅시다. <모든 형제들> 읽기 11 3.1 혁명의 날! 한국 가톨릭 교회는 조용했습니다. 오히려 강요된 침묵이 교회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교회는 일본의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강자의 편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어나는 민중의 외침에 거리를 두고 오히려 대죄라며 막아섰습니다. 치욕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종교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를 위하여 일어나는 힘이 되어야 합니다. 종교가 강자의 뒤에 숨어 있다는 것, 민중의 아픔에 고개 돌리고 있다는 것,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자기 종교의 이득을 위한 것이라며 오히려 그 악조차도 악인지 모른다면 문제는 더욱더 심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미얀마/버마 가톨릭교회 역시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에 인용된 미얀마/버마 가톨릭 평신도 활동가 마웅 요한 박사의 말을 읽어봅시다. .. 2021. 3. 18.
그냥 거룩해 보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형제들> 읽기 10 설령 그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아프고 힘겨운 이를 도와야 한다는 마음속 울림은 양심의 소리이며 내 안에 울리는 하느님의 음성이기도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어렵고 힘겨운 신 존재 증명보다 어쩌면 신자들이 그 소리에 충실하여 산다면 하느님을 모르는 더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누군지도 모르는 이라도 힘들고 어려우면 그들의 옆에서 그들과 더불어 있는 것이라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면 말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돈을 우선시하는 자본이 왕인 세상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다가서는 이러한 삶은 정말 기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로 돌아와 보면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힘들고 아픈 이들의 편에 서서 그들과 더불어 있지 않습니다. .. 2021. 3. 18.
누가 나의 이웃인가요? <모든 형제들> 읽기 9 얼마 전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의 불가촉천민이 어떤 이들인지 숙제를 낸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참 경악스러운 일입니다. 모두에게 평등을 가르쳐야 할 교사가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의 '불가촉천민'을 조사해보란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아픈 일인지요. 혹시나 그 숙제를 해야 하는 학생 가운데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불가촉천민으로 적어야 하는 이들이 있진 않았을까요.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그리 큰 대접을 받지 않은 일을 하니 말입니다. 아무리 아니라 해도 많은 이들이 그런 직업과 그런 소득의 사람들을 무시하고 있는 것도 차별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아프고 슬픈 죄업의 현실이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어떻게 그런 잔인한 숙제를 아이들에게 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숙제를 통하여 역으로 .. 2021.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