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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철학이고요? 중세 신학 아닌가요! (유대칠의 중세철학) '중세 철학'이라고요? '중세 신학' 아닌가요! 사실 과거의 사상은 이후 역사학자들에 의하여 기억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의 방식에 따라서 과거의 역사는 과거 그들이 사용하지 않은 용어로 그들을 규정하기도 하고 과거 그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말로 그들을 규정하기도 합니다. 우린 너무나 쉽게 철학이란 말로 이황이나 이이를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철학이란 말이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그죠? 뭐 이 정도를 그냥 넘어갑시다. 그런데 오캄과 같은 사람을 중세 철학자고 합니다. 그런데 오캄은 자신을 신학자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99.9%입니다. 그의 사상이 가장 잘 녹아든 이 신학적 물음과 답으로 가득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철학이 사용되어도 말 그대로 신학적 고민을 위하여 철학이 사용되었지 오캄은 스스로 .. 2021. 12. 5.
유대칠과 함께 하는 철학 이야기 2 더불어 있다는 것 유대칠과 함께 하는 철학 이야기 2. 환자와 의료인 (더불어 있음이란?) 여러 번의 수술을 했던 경험이 있다. 2009년 교통사고 때문이다. 사실 그날 이후 아직도 여전히 불편한 부분들이 있다. 환자가 된다는 것, 그것은 아픔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어쩌면 농부의 일은 농사일이고, 어부의 일은 물고기를 잡는 것이듯이, 환자의 일은 아픈 것이다. 그러나 병원에서 의료인의 도움을 받는 환자는 그냥 아픈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도움으로 이겨내며 아프다. 환자도 이겨내며 아픈 일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저 수동적으로 당하고만 있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그렇지 않다. 능동적으로 치료라는 행위에 의료인과 ‘더불어’ 참여하고 있다. 치료의 행위에서 환자는 그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만이 치료당하고 있는 존재가 아.. 2021. 12. 3.
유대칠과 함께 하는 철학 이야기 1. 철학과, 철학과, 결국은 더불어 유대칠과 함께 하는 철학 이야기 1. 철학관? 철학과? 결국은 더불어! 철학? 사실 이름만 들어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알 길이 없어요. 그죠. 길을 걷다가 보면 ‘철학관’이란 곳을 어렵지 않게 봅니다. 흔히 ‘점’을 보는 곳이죠. 그러면 철학은 점을 보는 기술인가요? 그렇다면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점술가인가요? 공자도 맹자도 점술가인가? 철학은 점을 보는 기술이 아닙니다. 사실 동아시아 철학의 대표적 경전인 이 본래 점을 보는 책이란 것은 사실이지만, 철학은 점을 보는 기술이 아닙니다. 주술적으로 손바닥에 ‘왕(王)’이란 한자를 적으면 왕이 될 것이라는 주술적 생각을 하는 곳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철학은 그러한 주술적인 것과는 참 많이 다릅니다. ‘이성’으로 매우 합리적으로 궁리하는 .. 2021. 11. 24.
서로 다른 두 가지 종교... 서로 다른 형태의 두 종교 ἐν ἀρχῇ ἦν ὁ λόγος, καὶ ὁ λόγος ἦν πρὸς τὸν θεόν, καὶ θεὸς ἦν ὁ λόγος. 맨 처음, 말씀이 있었고, 그 말씀은 신과 함께 있었으며, 그 신은 말씀이다. 1장 1절이다. ‘말씀’이라 번역하지만 로고스라는 말은 오랜 시간 철학자들을 괴롭힌 말이다. 우주 전체를 설명할 하나의 원리(原理) 등으로 이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기에 이해하면 바로 그 원리가 신과 함께 했고 그 신이 바로 그 원리라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가장 온전히 잘 살아가는 것은 그 원리에 따라서 살아가는 것이 된다. 원리를 벗어나는 것은 우주 전체의 질서에서 벗어나 사는 것이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 원리를 어찌 알 수 있을까? 그것이 궁금해진다. 그 원리.. 2021.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