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칠463 잡초가 그분 안에 머물듯이 (더불어 신학 요한 1서 읽기 8) 4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불법을 저지릅니다. 죄는 곧 불법입니다. 5 그분이 죄를 치워 버리기 위하여 나타나셨음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 안에는 죄가 없습니다. 6 그분 안에 머물러 있는 이는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그분을 뵙지도 못했고 그분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 3장 4-6절) 죄를 짓는다는 것은 우리 안에 주어진 말씀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창조하며 나의 모습으로 나에게 준 그 자리에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길을 벗어났단 말입니다. 사실 그 자리를 지키고 애쓰는 것은 나의 몫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입니다. 누구의 몫도 아니고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닙니다. 하느.. 2021. 2. 21. 버려진 열심이고 싶지 않습니다. (일간유대칠 2021 02 19) 철학과가 사라져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30대를 시작하는 박사 수료생 유대칠 의도하지 않게 대학 밖으로 버려졌습니다. 두 발로 걸어간 것도 아니고 그냥 버려졌습니다. 철학과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시대의 판단은 대학이란 공간이 철학과를 버리는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아주 솔직한 행위입니다. 필요 없는데 남 눈치를 보며, 학과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의 교수이지만. 교수 충원 없는 이상한 비참함보다는 그냥 필요 없으니 버린다는 것이 참 솔직한 '짓'입니다. 그 행위에 유대칠은 버려진 것이고요. 농담 삼아하는 말이지만 어떤 의미에선 농담이 아닌 말... 유대칠은 쓰레기입니다. 그 말은 그때 나온 이상한 진지함의 표현입니다. 버려졌으니 말입니다. 갑자기 나와 과거를 돌아보게 됩니다.. 2021. 2. 20. 철학사 연구에서 '원인'과 '결과' (중세철학 연구 2021 02 16) 플라톤의 10권을 읽다 보면,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개체들이 많이 있을 경우 항상 그 개체들 모두가 상응하는 이데아, 즉 형상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Politeia X 596a) 예를 들어, 책들이라 불리는 여럿에 상응하는 책들의 형상을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하나의 형상이라고 하는 것은 '공통 본성'(natura communis)이다. 즉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가지는 어떤 것이다. 아마 중세 신학이나 중세 철학에 익숙한 이라면 보편 논쟁을 떠올릴 것이고, 더 깊게 공부한 이라면 실재론을 떠올릴 것이다. 물론 플라톤의 이러한 철학적 고민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중세 보편 논쟁의 이유 가운데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만이 중세 보편 논쟁의 유일한 .. 2021. 2. 17.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해지는 것입니다."(일간유대칠 2021 02 16)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법정, 중)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일까요? 누구도 죽습니다. 죽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태어난 모든 것이 죽으니 말입니다. 잘 죽고 싶어 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잘 죽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나의 마지막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일까요? 차분히 하나씩 내려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까지 손에서 무엇 하나 내려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원래 있는 곳에 되돌려 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우린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도 원래는 아무것도 아니고 힘들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 2021. 2. 16.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1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