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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463

그저 쉽게 더불어 있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도나 헤러웨이(Dona Haraway, 1944-)는 아무리 사람에겐 거대한 공간이라 하여도 결국 유한한 지구라는 환경에서 잘 살고 잘 죽기 위해 잘 살고 잘 죽는 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어찌 보면 참으로 이상적인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다 잘 살고 잘 죽자는 이야기는 공상 속에서나 있는 일 같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쉽게 억울한 죽음에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사람의 욕심과 흥미로 이 땅에 들어온 외래종을 생각해 봅시다. 그 외래종으로 인하여 이 땅의 많은 토착종은 죽음을 면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외래종과 토착종의 공존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처음부터 가능하지 않아요. 이때 외래종을 죽임으로 토착종을 살리는 것은 그리고 그 외래종을 .. 2021. 1. 2.
더불어 빵을 먹는 곳이 교회입니다. 정말 사람은 흩어져 살 수 있을까요? 근대 이후 사람들은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남들과 사는 것이 신경 쓸 것도 많고 머리도 아파서 세상을 떠나 수도 생활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이들 본 적도 있습니다. 세상을 떠나는 이유가 신과의 합일이나 깊은 진리로의 여정에 이웃이 방해가 되기 때문이란 이들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예수는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예수를 따르는 이들은 이웃을 적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옥에 갈 사람이라며 독설을 하는 이들도 있고, 신앙에 방해가 될 뿐이라며 등 돌리는 이들도 있고 말이죠. 사실 그렇습니다. 남들과 같이 산다는 것, 남의 시선들이 쉼 없이 자신의 삶에 찾아오니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린 누군가.. 2021. 1. 1.
하느님의 나라 3: 진짜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또한 당신의 눈이 당신을 걸려넘어지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내던지시오.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는 애꾸눈으로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편이 당신을 위해 낫습니다. (마르코 복음 9장 47절) 우린 자꾸 사실을 본다면서 자신의 이기심을 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저 앞의 차이고 아파트인데 그것을 보지 않고 얼마짜리 차와 몇 평의 얼마짜리 아파트를 봅니다. 결국은 돈을 봅니다. 돈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돈으로 세상을 나눕니다. 그리고 돈으로 누군가를 무시하고 돈으로 무시받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돈이며, 돈이 꼭 신이 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런 마음으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하느님의 나라는 그러한 곳이 아닙니다. .. 2020. 12. 30.
유식혜의 조선 후기 철학사 3: 조선의 현실 더 선명하게 나누어지다. 조선 후기 철학사 강의 3: 조선의 현실 더 선명하게 나누어지다. 1709년 충청도 보령의 한산사에 모인 권상하의 제자들은 당시 조선 사회의 현실에 대한 뚜렷하게 구분되는 두 가지 정치-존재론을 제시하였다. 하나는 위계의 질서를 더욱더 단단하게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더 유연한 모습으로 존재론적 평등의 가능성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두 가지는 조선 후기 호락논쟁의 두 갈래 입장들이 된다. 그 가운데 ‘호론’은 권상하-한원진의 학맥으로 이들은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의 본성은 다르다는 결론을 의심하지 않았다. 정치-존재론스럽게 이야기한다면, ‘양반’과 ‘양반 아닌 이’의 본성은 다르다는 결론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앞선 강의에서 소개한 이간의 입장을 긍정하는 ‘낙론’의 입장은 달랐다. 김창.. 2020.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