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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되는 것이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이나 단점은 기대하는 이가 없다는 점이다. 나를 철학노동자로 기대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 나와 거의 같은 나의 사람들은 지금 철학계의 일선에서 열심히 자신의 자리를 살고 있지만, 나는 10년 넘는 시간 그냥 알바생으로 살았다. 30대를 알바생으로 살았다. 그러니 알바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으로 각인되곤 했지 철학노동자로 각인되지 못했다. 사실 그 모든 것이 나의 무능의 탓이기도 하지만, 이 세상 여러 면들이 남들보다 순탄하지 않은 점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나에게도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이들이 생길까... 사실 요즘 더욱 더 그럴 것 같지 않다. 그냥 나는 나대로 나의 길을 갈 뿐이다. 더 더 더... 책이 나와도 많은 이들 처럼 북콘서트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올 사람도 없고 .. 2020. 1. 2.
더불어 있는 우리는 하느님의 자리다. "자네는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지 않았고,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거절하였네."(욥기 22,7) "배부른 자는 꿀도 짓밟아 버리지만 배고픈 자에게는 쓴 것도 모두 달다."(잠언 27,7)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고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신앙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주지 않을 핑개를 찾지 않는 것, 이런 저런 조건 속에서 주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신앙이다. 가난한 이의 아픔 앞에서 사치를 부리며, 기본적인 생활도 힘든 이들 앞에서 자기 과시를 하는 것이 자랑이 아님을 아는 것이 신앙이다. 신앙의 기본은 부끄러움이다. 목마른 이와 배고픈 이의 그 아픔 가운데 목마르지 않고 배고프지 않은 나의 소유가 부끄러운 것이 신앙이다. 소유가 아닌 공유를 위하여 있을 곳으로 자기 자신 것을 돌리는 것이.. 2020. 1. 2.
가정... 내 소중한 우리... 나름 열심히 살았지만 해결되는것 없이 그냥 그대로 아파지고 있다. 무엇일까... 나의 잘못일까... 누군가의 잘못일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슨 쓸모인가... 버려져 누군가의 거름이 되는 잡초가 부럽다. 순수히 노력한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조롱이 되기도 하고 무시되기도 하고... 그렇게 산다. 생각하는 나는 존재하지만 이 힘든 삶 속에서 나는 힘들게 존재하는 작디작은 아픔이다. 그래도 나를 응원하는 이의 응원에서 나는 무너지지않을 나를 본다. 그 응원이 나를 만들고 세우고 걷게하고 달리게한다. 나는 아프지만 쓰러지지 않으며 주어진 길 열심을 내본다. 나와 우리가 되어준 고마운 사랑이 생각나서... 그 사랑이... 날 살린다. 오늘도 나는 누군가에게 고마운 존재이고 또 고마운.. 2019. 12. 30.
따스해지려한다. 나는 무시와 조롱이 일상인 곳에서 일했었다. 지금은 기억하고 싶지않은 조롱의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고갔다. 그 가운데 아픈 나는 그저 무력하게 아프기만 했다. 어디가서 말할 곳도 없이 그저 나는 무력한 슬픔이었다. 나의 이 아픔이 아픔이 아닌 조롱으로 이어질까 친한 벗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책망함으로 이어질까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렇게 홀로 있는 나는 별 수 없이 홀로 있었다. 무력한 슬픔으로 말이다. 조롱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들 사이, 나의 귀는 닫혀지고 나의 말은 매서워졌다. 귀로 들리는 말은 아프게 하고 나를 지키기 위해 독한 날카로움을 토해냈다. 삶이 그랬다. 혼자 있는 것이 덜 아프다 생각했지만 아프게 외로웠다. 나와 같은 생각만이 나의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와 .. 2019.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