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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유대칠64

서재 이야기 1- 나로 가득찬 공간 (일간유대칠 2021 03 20) 내가 사는 마을의 이름은 서재다. 서재는 조선 시대 도여유 선생의 호에서 나온 이름이다. 서재 도여유 선생의 호인 서재가 마을의 이름이 된 것이다. 서재라는 마을은 금호강이 흐른다. 그리고 와룡산이란 작은 산이 올라와 있다. 금호강과 와룡산 사이, 금호강과 누운 용 사이 서재라는 마을이 있다. 마을은 아주 작다. 크지 않다. 그 서재에 나의 공간이 두 곳 있다. 하나는 서재 거의 중앙에 있는 작은 공간인 오캄연구소다. 작은 상점들 사이로 간판도 팔려 있는 곳이다. 이웃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그런 작은 중세 철학과 한국철학 연구의 공간이 바로 오캄연구소다. 이곳에서 쓰인 칼럼들은 앞으로 에 연재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매일 적은 묵상들은 새벽 막상을 메모한 것을 이곳에서 글로 적은 것이 많다. 그렇게 이곳은.. 2021. 3. 20.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일간유대칠 2021 03 02)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많은 생각을 하지만 결국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힘겨운 고민을 이어가지만 결국 그리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어제의 고민이 오늘로 이어진다. 어린 시절의 고민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지금의 고민이 된다. 단지 이런저런 고민의 내용들이 달리 되었다 해도 기본적인 틀은 그대로다. 왜일까? 왜 많은 생각을 하지만 결국 크게 달라지지 않은 틀 속에서 여전히 아파하는 것일까? 그것은 나의 삶을 내 스스로 결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남들, 사실 그렇게 크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 수많은 남들의 시선이 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옷을 입으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고 결국 남의 시선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아주 사소하고 쉬운 시선의 힘이다. 직장과 진로에서 남.. 2021. 3. 2.
버려진 열심이고 싶지 않습니다. (일간유대칠 2021 02 19) 철학과가 사라져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30대를 시작하는 박사 수료생 유대칠 의도하지 않게 대학 밖으로 버려졌습니다. 두 발로 걸어간 것도 아니고 그냥 버려졌습니다. 철학과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시대의 판단은 대학이란 공간이 철학과를 버리는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아주 솔직한 행위입니다. 필요 없는데 남 눈치를 보며, 학과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의 교수이지만. 교수 충원 없는 이상한 비참함보다는 그냥 필요 없으니 버린다는 것이 참 솔직한 '짓'입니다. 그 행위에 유대칠은 버려진 것이고요. 농담 삼아하는 말이지만 어떤 의미에선 농담이 아닌 말... 유대칠은 쓰레기입니다. 그 말은 그때 나온 이상한 진지함의 표현입니다. 버려졌으니 말입니다. 갑자기 나와 과거를 돌아보게 됩니다.. 2021. 2. 20.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해지는 것입니다."(일간유대칠 2021 02 16)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법정, 중)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일까요? 누구도 죽습니다. 죽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태어난 모든 것이 죽으니 말입니다. 잘 죽고 싶어 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잘 죽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나의 마지막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일까요? 차분히 하나씩 내려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까지 손에서 무엇 하나 내려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원래 있는 곳에 되돌려 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우린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도 원래는 아무것도 아니고 힘들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 2021.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