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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63

설령 개똥철학이라 불려도 내가 주체가 된 내 고난의 철학이 더 좋다. (대한민국철학사 읽기) "가진 자, 고난을 모르는 자의 경험이 아니라 없는 자, 고난 중 부재를 경험한 자의 철학이어야 한다." ( 225쪽) 이런저런 유명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안다고 이 세상이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나의 삶은 또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지금 여기 나에게 찾아온 고난의 옆에 더불어 있지 않은 철학이라면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나에게 무슨 '뜻'을 이루겠는가? 철학의 주체가 고난의 주체일 때 그 철학은 고난 속에서 울고 분노하며 무엇인가를 토해낸다. 고상한 대화의 수단이나 지적 허영의 수단이 아닌 자기 삶의 치열함 속에서 나온 철학으로 다가온다. 바로 그것이 나에게 뜻으로 다가오는 철학일 것이다. 유명 철학자의 그럴듯한 이름보다 더 소중하고 뜻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철학이다. 개똥철학이라 불려도 상관없다. 철학.. 2021. 4. 20.
고난의 주체가 역사의 주체가 되기 위한 걸음... (<대한민국철학사> 읽기) "백정과 노비 그리고 기생에게 '너'라며 다가가 만나지 않는 철학, 우리를 이루지 못한 철학, 더불어 사는 이를 무시하고 중국을 그리워한 철학은 절대 '뜻'있는 철학이 될 수 없다. 살아 있는 철학이 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다지려는 한국철학은 민중과 더불어 우리 가운데 아프고 힘든 이 시대의 고난에 너라며 다가가 만나려는 철학이다. 그 철학의 역사를 다루고자 한다. 더불어 있음의 철학으로 대한민국의 철학 그 철학의 삶을 돌아보려 한다." (유대칠, 41쪽) 너라며 다가가는 철학, 이 시대의 아픔에게 너라며 다가가는 철학, 너라며 이 시대 고난의 주체에게 다가가는 철학, 바로 그 철학이 필요하다. 그 철학이 우리를 우리되게 하고 나를 나되게 한다. 그렇게 우리되고 나되면 그저 고난의 주체에 머물지 않고.. 2021. 4. 5.
유식혜의 조선 후기 철학사 3: 조선의 현실 더 선명하게 나누어지다. 조선 후기 철학사 강의 3: 조선의 현실 더 선명하게 나누어지다. 1709년 충청도 보령의 한산사에 모인 권상하의 제자들은 당시 조선 사회의 현실에 대한 뚜렷하게 구분되는 두 가지 정치-존재론을 제시하였다. 하나는 위계의 질서를 더욱더 단단하게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더 유연한 모습으로 존재론적 평등의 가능성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두 가지는 조선 후기 호락논쟁의 두 갈래 입장들이 된다. 그 가운데 ‘호론’은 권상하-한원진의 학맥으로 이들은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의 본성은 다르다는 결론을 의심하지 않았다. 정치-존재론스럽게 이야기한다면, ‘양반’과 ‘양반 아닌 이’의 본성은 다르다는 결론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앞선 강의에서 소개한 이간의 입장을 긍정하는 ‘낙론’의 입장은 달랐다. 김창.. 2020. 12. 30.
철학과, 필요한가... (대한민국철학사 읽기) "고난은 보편 지혜인 철학을 개체화하는 원리이다." (대한민국철학사 368쪽) 나의 고난은 나의 존재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시켜 나로 존재하게 하는 나를 개인으로 만드는 힘이고 원리다. 나의 고난에 집중하고 집중하는 것은 더욱더 단단한 나로 존재하기 위한 애씀이다. 고난을 피하면 나는 나로 있지 못한다. 고난을 온전히 남의 손으로 해결하려 하면, 그것도 나의 존재를 식민지로 만들어 버리는 셈이다. 더욱더 치열한 나로 존재하기 위해 나는 나의 고난으로 개인이 되어야 한다. 철학은 보편의 지혜를 이야기한다. 보편의 지혜는 구체화되지 않는 한 그저 지식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어디에도 쓸모없다. 지적 허영의 수단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그 철학이 보편이 아닌 구체적 생명이 되게 하는 것은 나의 고난이다. 그 고난.. 2020.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