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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신학199

지금 여기는 '절망의 터'가 아니라, 내 '희망의 터'다. (<대한민국철학사> 한줄 읽기) 함석헌 철학의 시작은 ‘지금 여기의 긍정’이다. 삶의 긍정이고 역사의 긍정이다. 바로 여기 무엇인가 끝없이 부족한 결핍의 공간에 대한 긍정이다. 함석헌은 외적 초월이 결국은 민중을 무시하는 데로 이어질 것임을 알았다. 359쪽 지금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항상 더 많은 것을 보면서 무엇이 더 없는지 지적 당하는 삶을 살았다. 과거 적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것을 해결해야하고,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버려졌습니다. 버려지지 않기 위해 항상 누군가의 입만 보고 살았다. 지적 하는 입, 너는 이렇게 부족하다는 입, 너는 온통 부족하다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모역하는 입, 그 입만 보고 살았다. 그 입에서 나온 것을 답이라 생각하면 삶은 조금 편했다. 그래서 그 입이 답이 .. 2020. 3. 14.
마스크 뒤로 숨은 불안한 나 (일간유대칠 22호 2020.03.10) 마스크로 막고 싶은 것은 불안이다. 그냥 불안한 것이다. 나의 밖 모든 것을 믿지 못하고 살아왔다. 노력해서 살아도 엉뚱한 이가 낚아채고, 세상은 그것을 성공이고 세상사는 방법이라 말했다. 누구의 말도 믿지 못하고 믿을 것은 불안해하는 나란 존재의 생존 욕구 뿐이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다. 손소독이 중요하다 해도, 이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나의 방어망이 필요하다. 마스크다. 그래서 마스크가 필요하다. 정부의 말도 믿지 못하고, 시장의 말도 믿지 못하고, 그나마 자신의 불안 해소 욕구를 가장 쉽게 자극하는 근거 없는 헛소문 만이 마스크 안으로 들어올 뿐이다. 마스크로 막고 싶은 것은 불안이다. 신학 전문가의 말도 우리네 삶과 멀었다. 우리네 삶, 곳곳에 생존에 대한 욕구로 가득.. 2020. 3. 10.
소리가 음악이 될 때 (일간유대칠 21호 2020. 03. 05) 언젠가 고물상 아저씨에게 산 LP가 나에겐 소중한 벗이다. 오늘도 LP가 나의 아침을 함께 한다. 고물상 아저씨의 큰 손수레에서 나의 가방에 담기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10만원이 되지 않는 작은 턴테이블 위에서 나의 LP들은 글노동의 순간마다 나의 벗이 된다.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친구들도 제법되고 나의 클레식 카세트 테이프는 1984년 제작이니 내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30살도 더 되는 벗들이다. 음악이 나에게 다가와 나의 한 조각이 될 때 그 음악은 더 이상 그냥 박자에 따라 움직이는 소리 그 이상이 된다. 지금 울리는 1983년 LP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장조 작품 번호 58번 곡도 그냥 소리일 뿐일 수 있다. 나의 혼으로 다가와 나의 안 그 무엇이 아니면 말이다. 그냥 그런 긴 이름.. 2020. 3. 5.
라디오... (일간유대칠 20호 2020.02.08) 공부를 할 때 나의 옆에서 쉼없이 지지직 지지직 소리를 내고 있는 친구는 라디오다. 그냥 그렇게 지지직 지지직 소리를 내면서 내가 듣는 거의 유일한 방송 채널인 KBS 클래식을 들려준다. 아날로그에 대한 감성인지 그런 것은 모르겠다. 그냥 지지직 지지직 그 소리도 그냥 그대로 그 음악과 하나되어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나쁘지 않다. 약간의 잡음이 들어가서 오히려 편한 것이 나의 인생이다. 이 라디오도 지금 자기 자리에서 얼마나 열심히 주파수를 잡아서 소리를 바꾸어 나에게 들려주는가 말이다. 그 잡음도 그 노력과 애씀의 순간들을 보여준다. 아예 잡음만 나와도 나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하고 노력해서 그 가운데 음악을 잡아서 들려준다. 내 인생도 무지하게 잡음이 많다. 글솜씨도 좋은 것도 아니다. 이제까.. 2020.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