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캄연구소394 나는 이론의 종이 아니다. 이론은 잠시 내 생각과 같아보이고 내 인생의 답으로 느껴지지만 그것이 유일한 하나의 답으로 생각하는 순간 이제 이론은 나의 주인이 된다. 이론은 나의 주인이 아닌 종이다. 우리의 봉사자다. 그 시절 나와 우리를 위해 쓰이다 사라지는 그런 고마운 종, 봉사자 말이다. 그래서 나는 무슨 주의도 아니다. 그 주의가 나를 지배하고 나의 시선을 이끄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철학노동자가 아니다. 쉼없이 이론을 고민하고 소개하고 살지만 이론의 종이 될수는 없다. 이론에 대한 아집은 쓸데없는 순결주의자, 이 세상에 없는 완벽주의자, 이론의 온전한 구현자를 상상하고 그 상상의 인물이 아닌 나를 낮춘다. 나를 부정한다. 상상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이론의 온전한 구현자는 없고 이론은 항상 진화해야하면 이론의 이상향을.. 2020. 7. 12. 지금 우리에게 철학은 쓸모있는가? 철학이 어디에 쓸모가 있었을까? 철학은 물리학이나 화학 혹은 생물학 등을 열심히 연구한 이후에 한 학문인가? 그렇지 않으면 정치학이나 법학 등을 열심히 연구한 이후에 익히게 된 학문인가? 사실 철학은 대학에 있지 않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는 기초학의 역할을 수행했다. 예를 들어, 18세기와 19세기 형이상학이란 교과를 보면 책의 가장 앞에 간단하게 형이상학이나 철학을 정의하고 이후 엄청나게 간단하게 철학사를 정리한다. 너무 간결한 정리라서 그것을 철학사라고 부르지도 민망하다. 이후 존재론에서 있는 것 일반을 다룬다. 이어서 우주론, 철학적 심리학, 철학적 신학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으로 있는 것을 다루었다. 존재론은 철학적 신학을 익히기 위한 기초학이었다. 그리고 철학이 다른 학문에 대하여 그와 같았다... 2020. 7. 11. 토마스철학학교 오캄연구소는 후원을 기다립니다. 대학 철학이 우리 사회의 이론에 집중했지만 그 철학의 이론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성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식의 논리는 철학이 자본 성공의 무기가 되어야한다는 논리의 고상한 표현 정도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은 다르다. 대학의 철학은 이론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이론을 잘 익히고 이해하는 것이 철학노동자의 일이 아니다. 생산해야한다. 이론을 생산해야 한단 말이다. 그러나 우린 우리의 이론을 만들었는지 돌아보어야한다. 실용의 문제에 들어서기 전에 우선 실용할 그 이론이 있는가 말이다. 철학은 자본주의에 타살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자기 안주 속에서 그냥 죽은 것이다. 자살도 아니다. 의식으로 스스로 결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 안주 속에서 스스로 썩어 죽은 것이다. 사관 없는 철학사가 가득하다. 자기 .. 2020. 7. 10. '울고 있음'의 터에서 철학은 어렵다. 사실 우리말로 되어 있어도 어렵다. 당연하다. 독일 사람에게 독일 철학이 어렵고, 프랑스 사람에게도 프랑스 철학은 어렵다. 단지 어럽지만 그 철학을 부여잡는 것이 그 공간에서의 부조리에 대한 치열함 혹은 합리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살고 있는 그 곳의 고난의 참 의미를 궁리하고자 힘들지만 읽어간다. 그 고난의 참 의미, 그 뜻이 누군가에겐 진보적이고 누군가에게 보수적이라도 그렇게 읽어간다. 참 뜻을 알아내기 위해 말이다. 적당히 현실의 문제에 고개 돌리고 신비 속에 숨어 낱말 자랑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더 형이상학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언어 유희로의 장난감일 뿐이다. 참 철학이라면 고난에 고개 돌리지 못한다. 그리고 항상 자신이 당한 고난이 그 고난의 전부라는 아집을 버려야 .. 2020. 7. 9.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 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