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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재론94

자기 내어줌이 희망이다. (공부하며 기도하라 Stude et ora 7) 불안정한 인간관계로 힘든 경계성 인격 장애의 원인은 복잡합니다. 유전적 요인에서 환경적 요인까지 다양합니다. 선천적으로 뇌의 특정 영역의 크기에 문제가 생기면 일어나기도 하고, 어린 시절 학대의 경험이 있으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질환을 경험하는 많은 이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의 학대가 그 원인입니다. 물리적 폭력도 그렇지만 어린아이로는 해결하기 힘든 과도한 의무부여도 폭력입니다. 바로 이러한 폭력이 한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부모가 자녀가 가진 마음의 병의 원인, 즉 세균일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참 무서운 말입니다. 폭력적인 부모, 자녀를 철저하게 외롭게 하는 부모, 자녀에게 이 세상을 홀로 있음의 세상이란 것을 강요하는 그런 부모는 자녀를 홀로 아프게 합니다. 그 가.. 2020. 12. 11.
더불어 철학이 읽는 진화와 초월 1 La Place de l'homme dans la nature는 우리말로 '자연 가운데 사람의 위치' 정도로 옮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말로도 이미 번역된 비에르 떼이야르 드 샤르댕의 작품 제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물음은 참으로 유명한 화두였기에 그보다 앞서 영국의 생물학자 토마스 헨리 헉슬리 역시 이 제목으로 1863년 책을 적었습니다. 바로 Evidence as to Man's Place in Nature입니다. 이 영어 제목과 조금 다르게 번역되지만 이 책의 불어 제목이 La Place de l'homme dans la nature이기도 합니다. 드 샤르댕 신부께서는 1950년에 적은 책입니다. 거의 100년 만에 같은 제목의 다른 책을 가톨릭의 예수회 사제가 적은 것이지요. 1863년 영어로.. 2020. 12. 2.
바흐와 보에티우스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참 편해진다. 오늘 우연히 너무나 익숙했던 곡을 다시 듣게 되었다.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 BWV 1068(Orchestral Suite No.3 in D Major BWV 1068)'이다. 어딘가 한 번을 다 들은 곡이다. 음악을 중세 철학자와 신학자들은 수학의 갈래에서 생각했다. 보에티우스는 우주를 하나의 거대한 음악이라 보았다. 사실 음악은 매우 수학적이다. 그렇게 수학적 사유의 범주 아래에서 음악은 다루어진 것이 고대와 중세의 지중해 연안 사상가들의 생각이었다. 우주는 매우 수학적이고 기하학적이다. 불규칙적이지 않고 매우 규칙적이다. 그 규칙성에 우린 달력을 만들기도 하고 하루를 헤아리기도 .. 2020. 11. 21.
전태일을 부른다는 것 (전태일과 함석헌 그리고 문익환) "그 참한 혼을 살려내야 한다. 오늘 우리는 전태일을 추도하기 위해 모였다고 하지만 사실을 말하면 그에게 추도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기 손으로 자기 목숨을 불사른 사람에게 죽음을 슬퍼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나는 그보다도 차라리 우리가 그를 살려내야 한다고 하고 싶다. 전태일을 살려라. 그는 우리를 위해 죽었다. 우리가 그를 차마 죽은 채로 둘 수가 없다. 아니다. 전태일은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산 사람이다. 그는 그 죽음으로 우리 앞에 삶을 절규하고 있다. 그런 그를 어찌 차마 죽음 속에 묻어두고 썩혀둘 수가 있느냐? 전태일을 살려야 한다. 왜 우리는 그를 죽여서는 아니 되나? 첫째, 그는 이 썩어지고 악독한 사회에서 참 드물게 보는 아까운 심정의 사람이었다. 그는 마음이 착한 사람이었.. 2020. 11. 18.